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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12일(일) :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 «당신에게 말을 거는 이유» 요즘 전시를 꼭 봐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 혹은 순수한 의무가 나를 포박한다. 아무래도 지난 3월 직무가 확장돼서 느끼는 자연스러운 성장통인 것도 같다. 그렇지. 이젠 대충 보던 전시도 제대로 봐야하고, 이걸 내 안에 녹여서 ‘기획’을 해야 하니 말이다. 그래서 또 길을 나섰다. 국립현대미술관 고양 레지던시 오픈 스튜디오로. 이번 오픈 스튜디오 제목이 “당신에게 말을 거는 이유”다. 아직 브로셔를 제대로 보지 못해서 기획자가 의도한 바를 제대로 모르겠지만, 작품 혹 작가가 보는 이들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소통하게다는 의미겠지. 전시 제목처럼 스튜디오마다 작가가 대기하고 있었고, 브로셔에 그려진 스튜디오마다 스탬프를 찍으면 커피를 주는 이벤트도 신선했다.
2023년 8월 20일(일) : 에드워드 호퍼 : 길 위에서 결국 에드워드 호퍼를 보러왔다. 호불호가 없을 작가지만, 전시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는 듯하다. ‘익히 알고 있는 작품이 나오지 않았다’라는 건데, 난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다. 그의 드로잉, 판화 작품이 이렇게 대단하고, 멋질 줄이야. 한 작가의 대표작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높은 고지에 오르기 위해 오르는 한 발자국처럼 덜 주목을 받는 치열한 작품을 보는 것도 아름다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거다. 그런데 길 위에서라는 제목을 지으려면 케루악도 언급해야 하는 거 아닌가. 오가며 브람스만 들었던 하루 윗 동네에 베토벤이라는 커피숍. 그런데 아이유 노래를 틀어준다. 최대 단점. 외국 버스 느낌이라 찍었는데, 영상 회사인 듯하다. 종잡을 수 없는 건축양식이 눈을 사로 잡았고 카페 이름도 지나칠 수 없네 ..
8월 11일(금) : PERIGEE UNFOLD 2023 <세 개의 전날 저녁> 고요손 작가를 보기 위해 페리지 갤러리에 왔다. 함께 일을 해야 하는데, 마침 단체전에 참여했다고 한다. 오늘 퍼포먼스는 고요손, 김상소, 정주원 작가의 작품들이 놓인 전시 공간을 가로지르며 벌이는 이야기인데, 몰입도 그리고 다른 작품들과의 조화가 돋보였다. 흥미로운 메타픽션. 확장에 확장을 거듭하는 고요손 작가. 앞으로도 더욱 재밌는 작품들을 보여줄 듯하다. 전시를 보고 드럼 연습실에 왔다. 170이라는 속도는 아직 나에게 무리.
7월 31일(일) : 헬스와 음악의 상관관계 음악을 빼면 헬스는 지루하고 무료하다. 에릭 게일즈라는 꽤찮은 뮤지션을 발견한 것도 헬스의 도움이라면 도움
2023년 7월 29일(토), 30일(일) :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선 익숙함으로 들어가야 일상이 어제의 반복처럼 보이긴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일상이라는 건 사실 나만의 시간으로 쌓아올린 단단한 성과도 같은 거다. 때론 권태라는 괴물이 찾아오기도 하겠지. 본인이 건축한 성을 봤을 때 그 기둥이 똑같은 간격과 크기로 보였을 거야. 마치 어제, 오늘이 C+V된 것 마냥 주르륵 일렬도 정렬되어 있는 모습이겠지. 우린 원하잖아. 어제 보다 나은 그리고 새로운 오늘을. 그런데 그렇기는 힘들지. 그리고 가끔 허무도 느끼지. 그렇게 힘들게 쌓아올린 건축물의 높이가 내가 생각한 것보다 작고, 낮을 때 그럴 거야. 어릴 때부터 위인전을 많이 봐서 그런가 아니면 친구들이 다 잘 나가서 그런가. 암튼 사람이 비교를 안 할 순 없잖아. 아니면 내가 정한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서도 일 수 있지. 암튼, 요즘 일..
수영일기. 7월 22일(토) : 어색한 복귀 수영 호흡이 안되고, 물잡기가 안된다.
2023년 7월 22일(토), 23일(일) : 시간을 이기는 힘 내가 대학교 졸업한 2005년 가을부터 직장생활을 해서 지금 2023년까지, 이 중 학교 공부를 했던 2년을 빼면 대략 15년 정도된 것 같다. 뭐, 맘대로 직장 생활을 요약하자면 아래 두 가지다. 첫 번째, “일 그 자체는 시간을 쏟아 부으면 해결할 수 있다. 어차피 조직이라는 건 머리가 비슷비슷한 인간들을 뭉쳐놓은 집단이니까” 그런데 두 번째, “(직장) 인간관계는 시간으로도 노력으로도 절대 해결할 수 없다. 우린 엄마와도 싸우는데, 직장 상사랑 사이좋게 지낼 수 있냐!!” 최근 내 직속 상사가 바뀌었다. 그렇다. 옛말은 항상 맞는 거지. ‘구관이 명관’ 암튼, 동네 앞에서 한 잔을 했다. 집 옆, 옆 정도 되려나, 빌라촌에 펍이 생겨 그동안 계속 예의주시를 해왔던 곳이다. 이름하야 “PUB정” 사장..
뤽 다르덴, 《인간의 일에 대하여》, 2022년, 미행 당직 근무를 하면서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었다. 다르덴은 사람에 대해 따뜻한, 세상에 대해서는 곧은 시선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세상을 담은 게 영화지만, 영화가 세상이 될 수 있다. "죽음에 대한 모든 생각은 이미 죽음에 대한 부정 아닌가?" p.23 "상상은 죽는다는 두려움의 결과다." p.43 "이따금 나는 죽은 자들이 우리와 비교해 승리했다고 생각한다. 살아가야 할 의무에서 벗어나 시간 너머로 도피했으니 말이다." p.47 "삶이 살 가치가 있으려면 진심으로 원하는 대상이 되어야 하며, 삶은 삶을 진심으로 원할 때만 살 가치가 있다. 자살이 이를 입증해 준다." p.72 "어린 시절을 일헝버린 우리로서는 더더욱 아이의 어린 시절을 부러워하며, 우리의 외부에 어린 시절이 존재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