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학교 졸업한 2005년 가을부터 직장생활을 해서 지금 2023년까지, 이 중 학교 공부를 했던 2년을 빼면 대략 15년 정도된 것 같다.
뭐, 맘대로 직장 생활을 요약하자면 아래 두 가지다.
첫 번째, “일 그 자체는 시간을 쏟아 부으면 해결할 수 있다. 어차피 조직이라는 건 머리가 비슷비슷한 인간들을 뭉쳐놓은 집단이니까”
그런데
두 번째, “(직장) 인간관계는 시간으로도 노력으로도 절대 해결할 수 없다. 우린 엄마와도 싸우는데, 직장 상사랑 사이좋게 지낼 수 있냐!!”
최근 내 직속 상사가 바뀌었다. 그렇다. 옛말은 항상 맞는 거지.
‘구관이 명관’
암튼, 동네 앞에서 한 잔을 했다. 집 옆, 옆 정도 되려나, 빌라촌에 펍이 생겨 그동안 계속 예의주시를 해왔던 곳이다.
이름하야 “PUB정”
사장님한테 작명의 이유를 물었어야 했으나, 까먹고 그냥 술만 먹었다.
작은 공간이지만, 아늑했고 생맥주 맛이 생각보다 너무 좋아 꽤나 놀랐었다. 이날 산토리 하이볼 한 잔, 생맥주 두 잔을 먹었는데, 앞으로 단골로 삼아야겠다. 직장인들의 작은 로망인 아지트를 이날 발견했다.
아참, 이날 토요일 오후엔 페리지 갤러리에서 이병호 작가의 <Piece> 전시를 봤다. 아브젝트, 3D 프린팅, 전시장에서 오브제가 회화적 요소로 작용하는 것, 촉각을 허용하는 점, 장소 특정정인 것 등등 최근 조각의 경향을 잘 보여주는 듯하다. 쎄마의 <조각 충동>을 왜 못 봤을까. 주목할 수밖에 없는 작가.
토요일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전시를 보고, 동네 수영장에서 수영하고, 펍에서 마무리를 했다. 매우 알찬 토요일이었지.
토요일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전시를 보고, 동네 수영장에서 수영하고, 펍에서 마무리를 했다. 매우 알찬 토요일이었지.
그리고 일요일인 오늘, 기다리던 아핏차퐁의 영상, 영화를 봤다. 항상 반가운 MMCA 서울. 그의 작품은 으스대지 않는다. 그냥 눈을 왼쪽, 오른쪽으로 둘러봤을 때 보이는 것들과 눈을 감았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투박하게 카메라에 담았다. 상영 기간 중에 볼 수 있는 모든 작품을 다 볼 예정이다.
이렇게 토요일, 일요일을 이겨냈다. 가장 고비인 내일 월요일이 거대한 산처럼 기다리고 있으나, 어차피 난 굴복, 굴종, 타협을 해야 할 거다. 이게 직장 생활인 거다. 나의 초라함을 끝까지 인정하지 못하다 무릎을 꿇어야 하는 그 처절.
돈은 항상 벌기 힘든 거다. 그래서
전기줄은 항상 이렇게 얽혀있지만, 필요한 어딘 가로 가고 있겠지.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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