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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보고

시지프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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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굳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 그것은 철학의 근본적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다." p.15

"어떤 질문이 다른 질문보다 더 절박한지 아닌지를 무엇으로 판단할 것인가 자문해 보면, 나로서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 이어질 행동이 바로 그 판단의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p.15

"삶의 부조리함은 반드시 희망이나 자살 같은 삶의 회피로 이어지는가? 이것이 바로 명명백백히 밝혀내고 추적하여 납득해야 할 핵심이다." p.22.

"인간은 자기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충동뿐만 아니라, 겉으로 드러나는 연기를 통해서도 정의된다는 것이다." p.26

"한 인간에게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은 세계를 인간적인 것으로 환원시켜, 거기에 인간의 낙인을 찍는 일이다." p.33

"<부조리하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미이지만, <모순이다>라는 뜻이기도 하다. p.50

"우리는 부조리가 어떤 균형속에서만 가치가 있다는 것, 그리고 부조리는 무엇보다 비교 속에 있는 것이지 비교되는 각각의 항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p.59

"모든 사물은 단 하나의 사물이 아닌 모든 사물을 통해 설명된다." p.70

"현재라는 지옥, 이것이 결국 인간의 왕국이다." p.81

"자살은 비약과 마찬가지로 자기 한계점에서 이루어지는 수용이다." p.84

"자살은 나름의 방식으로 부조리를 해소하는 것이다. 자살은 부조리를 똑같이 죽음으로 끌고 들어간다. 하지만 부조리가 무너지지 않고 버티려면 그 자체가 해소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부조리는 죽음에 대한 의식이면서 동시에 죽음에 대한 거부이기 때문에 자살을 피해간다. 부조리는 사형수의 마지막 생각의 맨 끝에서, 현기증이 날 것 같은 자신의 추락 일보 직전에도 어쩔 수 없이 눈에 들어오는 저 구두끈 같은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자살자의 반대발은 사형수이다." p.84

"자살은 하나의 오해이다. 부조리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모든 걸 소진하고 자기 자신까지 다 소진하는 것뿐이다. 부조리는 인간의 가장 극한의 긴장이자, 혼자만의 노력으로 끊임없이 유지하는 긴장이다. 왜냐하면 그는 매일매일 이 같은 의식과 반항 속에서 도전이라는 자신의 유일한 진리를 증명하고 있음을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첫 번째 결론이다." p.85

"인간을 부추기고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들은 모두 희망이라는 수단을 이용한다. 따라서 거짓됨이 없는 유일한 사고는 아무런 결실을 요구하지 않는 불모의 사고이다. 부조리한 세계에서 어떤 개념이나 삶의 가치는 그것이 지닌 불모성을 통해 가늠된다." p.105

"인간은 그가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무엇을 말하지 않느냐에 따라 더욱 인간다워진다." p.132

"창조한다는 것, 그것은 두 번 사는 것이다." p.148

"창조란 원대한 모방이다." p.149

"예술 작품은 그 자체로 하나의 부조리한 현상이며, 중요한 것은 오직 그 현상을 묘사하는 것이다." p.150

"예술 작품은 지성이 구체적인 것을 논리적으로 따지려는 시도를 포기할 때 탄생한다." p.152

"표현은 사고가 끝나는 곳에서 시작된다." p.154

도스토옙스키의 주인공들을 설명하면서 "근대적 감수성과 고전적 감수성의 차이는, 후자는 윤리적 문제들에 중점을 두고, 전자는 형이상학적 문제에 중점을 둔다는 데 있다." p.163

"인간은 자살하지 않으려고 신을 만들어 냈을 뿐이다. 이것이 바로 지금까지의 보편 역사를 한마디로 요약한 것이다." p.168

"한편으로는 부정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열광하는 것, 이것이 바로 부조리한 창조자 앞에 펼쳐진 길이다. 그는 허무에 자기 색깔을 부여해야 하는 것이다." p.176

"실존주의 사상은 일반적인 견해와는 달리 과도한 희망으로 가득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희망이 바로 초기 기독교 및 복음의 전파와 함께 고대 세계를 견인했던 것이다." p.209





"진정한 의미의 부조리란 인간 속에 자리한 통일성과 투명함에의 욕구가 세계의 복수성 및 두꺼움과 충돌할 때 태어나는 것이며, 합리적 이성에 대한 인간의 열망과 세계의 비합리성의 이ㅓ한 대면 그 자체이다." p.222 -> 역자의 해석

"부조리는 데카르트의 <코기토cogito>처럼 우리가 그 존재를 인정하고 확인해야 하는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부조리는 우리가 <동의>하지 않는 한 비로소 이미를 가지게 된다." p.224

"야스퍼스는 <실패란.....허무가 아닌 초월의 존재를 보여 주는 것>, <보편적인 것과 개별적인 것의 이해 초월적 일치>등의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 추론을 통해 <이해 불가능한 것>들을 신격화한다. <불가능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확실하다>라는 식의 이런 역설은 이성의 지나치게 단순한 확실성의 위험을 경고하는 사상가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도피처가 된다. 이것이 바로 카뮈가 <철학적 자살>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즉 모든 것을 명쾌하게 설명할 수 없는 이성의 무력함을 설파하며 비합리에 대한 신념을 정당화할 구실을 찾는 것이 바로 이 <자살>이라는 것이다." p.225

"카뮈 역시 이성의 합리주의를 거부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성이 가진 기존의 장점, 그 <상대적 가치>는 분명히 인정한다는 사실이다. 다만 이성의 신격화도, 이성의 실추도 아닌 <이성이 그 명철함을 유지하는 중도의 길>을 유지하고자 할 뿐이다." p.226

"카뮈는 실존주의와 현상학의 상반되는 태도를 동일한 논거를 내세우며 모두 거부한다. 이들은 모두 부조리 항들의 하나를 소멸시킴으로써 부조리를 <슬쩍 감춰> 버리고, 결국 부조리를 교모히 피해 가기 때문이다. 부조리의 논리, 그 자명함과 확실성들을 끝까지 견지하지 못하고 <본질> 혹은 <영원>이라는 친숙하고 안락한 조건들 속에 안주하는 것이 바로 <철학적 자살>이다." p.227

"그의 선택은 결국 자기 능력 바깥의 영역인 비약을 거부하고, 부조리를 <고집스럽게 버티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희망하는 법을 잊은 채> 자기 길을 가는 부조리한 인간이 자신의 반항과 혜안으로써 현재라는 지옥이자 왕국으로 복귀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곧 그 어디에도 호소하지 않고 명철한 의식만으로 움직이는 삶이 될 것이다." p.228

"이제 삶이란 <의미가 없을수록>, 다시 말해 내 앞의 세계가 나의 정체성을 확인해 주거나 내가 그 소에서 조화와 통일을 의심하지 않아도 되는 어떤 의미를 던져 주는 일이 없을수록, 그래서 부조리 한복판의 대립이 확실히 유지될수록, 그 대립을 명철한 의식으로 <똑바로 바라볼수록> 더욱 충실히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반항>이다. 인간과 그 자신의 어둠을 피하지 않고 마주 보면서 거기서 불가능하지만 투명함을 요구하는 모순을 <살아가게 만드는>것, 이것이 곧 <살아가는>것이며, 삶의 무의미라는 문제에 직면했을 때 취해야 할 유일하게 일관성 이는 철학적 입장이다." p.228

"늘 언제나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찰나의 <행복의 순가>이 있고, 신이 없는 세상에서 자기 운명과 조건을 자기가 책임진다는 자유가 있으며, 고통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죽음에 도전하고 죽음을 경멸할 자유, 의식을 통해 삶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 갈 자유가 시지프에게는 있다." p.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