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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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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오직 두 사람》, 문학동네, 2017년 #슬프지만, 웃음을 주고, 다시 슬프게 만드는 신혼여행 떠날 때 책을 챙겨오지 못해 인천공항에서 급하게 샀던 게 바로 이 《오직 두 사람》이다. 출발 시간에 쫓겨 공항 안에 있던 아주 작은 서점(사실 서점이라기보다는 책꽂이에 책이 좀 꽂혀있는)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책은 많지 않았다. 때문에 낯익은 작가인 ‘김영하’의 소설에 자연스럽게 손이 갈 수 밖에 없었다. 정작 이 책을 본 건 신혼여행 7일 중 3번째 되는 날이었을 거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건강이 너무 안 좋아 겨우 비행기에 올라탔기에 즐거운 신혼여행이었지만, 오전은 대개 침대에서 보내야만 했다. 하와이의 따뜻한 날씨가 안 좋았던 몸을 조금씩 낫게 하던 중 바다를 보면서 이 책을 천천히 읽어보게 되었다. 7편의 단편 안에 살고 있는 거의 모든 ..
나관중, 《삼국지》, 민음사, 2002년 #구세대라 삼국지를 보나 삼국지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난 보통 책을 읽을 때 2-3가지 분야를 함께 읽는 데, 사회과학, 인문과학, 문학을 섞어서 보는 스타일이다. 한군데 집중을 못하는 성격도 그렇고 한 종류를 보면 다른 책이 생각나서 참을 수가 없다. (쓰고 나니 그 말이 그 말이네) 암튼 몇 주 전부터 집에 있는 유일한 전집인 삼국지를 꺼내 읽기 시작했다. 이미 본 터라 술술 빠르게 읽으면 되고, 영웅담이라 지루하지 않아 다른 책과 섞어 읽으면 에피타이저나 디저트처럼 좋은 자극제가 된다. 2권의 핵심은 ‘난장판’이라고 표현하면 되겠다. 배신을 한 놈이 또 배신을 하고 배신 안 한 놈이 배신한 놈의 목을 치고. 숨겼던 자신의 욕망을 상대방에게 드러내는 우를 범하는 작은 인간이 있는 반면, 상대방으로 ..
시바타 쇼, 《그래도 우리의 나날》, 문학동네, 2018년 "사람에게 과거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것이야. 그걸 부정한다는 건 그 안에서 태어나 자란 현재의 자신을 모두 부정하는 거라 생각해. 하지만 사람에게는 그럼에도 과거를 부정하지 않으면 안 될 때가 있어. 그러지 않으면 미래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어? p.177
2020년 1월 19일(일) : 알베르토 자코메티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캡션도 말도 필요가 없다. 그냥 눈을 통해서 마음에 담아두면 된다.
로버트 치알디니, 《 초전설득》,21세기북스, 2018년 #허무에 빠져보자 세상에 책을 ‘도움이 되는 책’과 ‘도움이 되지 않는 책’으로 구별한다면 이 책은 후자에 속할 거다. 며칠 간 시간을 쪼개 꾸역꾸역 읽었지만, 그 중간 중간 책을 닫아버리고 싶은 마음을 억지로 참았을 정도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수능을 잘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라는 질문에 “국영수 중심으로 열심히 해봐”라는 답처럼 이미 잘 알고 있어서 굳이 답하지 말아야 할 허무한 내용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지도) 부제에서부터 냄새가 났다.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설득 프레임’ 마치 이 책을 읽으면 내 한마디에 듣는 이가 따라올 것 같은 강한 착각을 던져준다. 결국 나도 이 낚시에 속아 넘어간 수많은 사람 중에 하나가 됐다. 투덜거리지 말고 조금 정리를 해보자. 이 책이..
이강룡, 《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 도서출판 유유, 2014년 # 2020년 두 번째 책 회사 뒤편에 있는 도서관에서 대출한 네 권의 책 중 하나다. 내가 번역자는 아니지만, 이 책을 고른 이유는 ‘글을 쓸 때 신중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쓰고 싶어서'였다. 물론 책 한 권을 본다고 크게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읽는 동안 그리고 읽은 후 한동안 굳은 다짐을 이어간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방금 마지막 장까지 모두 읽었다. 앞으로 내가 회사나 혹은 이 블로그에 어떤 글을 쓰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것들을 매번 떠올릴 것 같다. 이 책의 부제는 ‘한국어를 잘 이해하고 제대로 표현하는 법’이다. 제목만 보면 영어 원서를 우리나라 말로 바꾸는 사람들에게만 필요한 책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이 책은 번역자뿐만 아니라 진지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