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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보고

나관중, 《삼국지》, 민음사, 2002년

#구세대라 삼국지를 보나

 

 

내가 가지고 있는 건 2002년 판

삼국지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난 보통 책을 읽을 때 2-3가지 분야를 함께 읽는 데, 사회과학, 인문과학, 문학을 섞어서 보는 스타일이다. 한군데 집중을 못하는 성격도 그렇고 한 종류를 보면 다른 책이 생각나서 참을 수가 없다. (쓰고 나니 그 말이 그 말이네) 

 

암튼 몇 주 전부터 집에 있는 유일한 전집인 삼국지를 꺼내 읽기 시작했다. 이미 본 터라 술술 빠르게 읽으면 되고, 영웅담이라 지루하지 않아 다른 책과 섞어 읽으면 에피타이저나 디저트처럼 좋은 자극제가 된다. 

 

2권의 핵심은 ‘난장판’이라고 표현하면 되겠다. 배신을 한 놈이 또 배신을 하고 배신 안 한 놈이 배신한 놈의 목을 치고. 숨겼던 자신의 욕망을 상대방에게 드러내는 우를 범하는 작은 인간이 있는 반면, 상대방으로 하여금 시나브로 욕망을 인식시키게 하는 무서운 인간이 있다. 물론 이 이야기의 중심에는 유비와 조조가 있다. 묘사하는 방식에서도 나관중은 치우침이 있는데, 유비에게는 한없이 깊은 덕과 인, 의가 있는 반면, 조조에게는 야비한 구석을 심어 놨다. 당연히 소설의 전개에 있어서 주조연의 대립과 각각의 성격을 확실히 하는 것은 기본이겠지만, 초반부터 너무 그 둘의 차이를 너무도 극대화됐다.

 

굳이 길게 쓸 책은 아니다. 여기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