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도구, 물품에 대한 평이 넘쳐나는 요즘이다. 일상생활에서 쓰는 작은 물건들, 예컨대 가방, 시계, 면도기 심지어 병따개 등에 쓰는 이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 곁들어 멋진 생활미학을 보여주는 글과 책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윤광준의 생활명품 101”도 바로 그 예다.
쓰임이 목적과 기능에 있다는 건 옛말이 되어 버렸다. 기능을 살짝 포기하더라도 디자인이 아름다우면 자연스럽게 손이 간다. 그만큼 생활에 쓰이는 물품들이 넘쳐나기에 이젠 기능만큼이나 디자인에 신경 쓸 수 있는 조건이 된 것 같다. 여기에 또 덧붙인 것이 “환경 친화”라는 요소다. 소비라는 메커니즘에서 디자인, 기능 거기에 환경 친환까지 결합하게 되면, 그건 소비의 죄책감을 극단적으로 줄여주는 마법이 된다.
내가 프라이탁을 좋아하는 이유는 위와 같이 이유에서라기 보다는 세상에 단 하나의 제품을 만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알다시피 프라이탁은 방수포로 제작되는데, 제품을 위해 제단하다 보니 다시 볼 수 없는 패턴의 제품이 탄생된다. 그렇게 이리저리 산 프라이탁이 지갑, 명함지갑, 구형 맥북에어 슬리브 이렇게 세 가지나 된다.
최근 지인으로부터 맥북에어 M1 13인치를 좋은 가격에 양도를 받았다. 당연히 이 새로 영입한 친구에게 프라이탁이라는 근사한 옷을 입혀주려고 마음을 먹었다. 감사하게도 짝꿍이 선물로 프라이탁을 준다고 해서 압구정 매장으로 달려갔다.
매장으로 가보니 너무 파랗고, 너무 빨간색 위주의 슬리브만 남아 조금 고민하다 이 친구를 데려왔다. 앞면엔 접힌 자국이 크게 나있고, 검정 바탕에 빨강이 포인트 같이 왼쪽 구석을 밝혀준다. 뒷면엔 검정, 빨강, 하양이 색면을 이루는데 희한하게 검정과 빨강이 만나는 경계면만 울퉁불퉁하다. 굳이 말하면 색면 추상 회화랄까. ㅋㅋㅋ
이렇게 네 번째 프라이탁을 데려왔다. 세상에 유일한 나의 맥북에어 슬리브. 맥북을 잘 보호해 주렴.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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