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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2023년 12월 25일(월) : 도슨트의 역할...?


미술관에서 도슨트의 역할은 무엇일까. 관람객들의 작품, 전시 혹은 작가의 작품세계를 전달하는 것? 
 
이장욱은 ‘영혼의 물직적인 밤’에서 소설을 쓴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쓰는 사람의 생각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서술한다. 문맥에선 소설은 마치 유기체와 같아서 결국 살아 숨 쉬며 다시 작가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 다는 의미로 구절을 남긴 것 같다. 
 
이 문장을 미술관 전시장 입구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겨보자. 도슨트가 많은 관람객들에게 어떤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그 또는 그녀는 간단한 질문에 대답하면서 작품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있다. 과연 도슨트의 역할로 적합한 것일까? 
 
항상 이런 생각을 한다. 도슨트는 큐레이터의 기획 의도를 넘어서면 과한 주관적 해석을 전달해서는 안되다라고. 미술관 도슨트 아니 미술관 교육으로 좀 더 확장을 해보자. 듀이는 어디어디서 ‘질문은 가르침의 핵심’이다 말했다. (가르침이라는 단어가 지난 다소 교조적, 일방적이라는 뉘앙스는 여기서 접어두자) 
 
질문은 상호작용과 개방성을 전제로 한다. 이 말은 마치 길이 결국 모두 이어져 있어야 하기 때문에 종착지점이나 막다른 골목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도슨트는 작가의 손을 떠나 큐레이터에게 전달된 풍부한 의미를 본인이 닫아서는 안 된다. 이것이 도슨트의 윤리이자, 미술관 교육의 윤리가 아닐까. 더욱 더 고민의 늪에 빠지는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