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가 진하게 몸에 배어 있어 해장할 거리가 필요했다. 대충 일본 라면을 생각하고 미로같은 골목에 들어섰다 여지없이 길을 잃어버렸다. 시골쥐처럼 두리번 거리다 찾은 ‘연하 포차나’. 똠양꿍 정도는 있겠다 싶어 문을 열고 들어섰다.
좌우가 바뀐 ㄴ 형태로 대략 7~8명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이 있고, 마치 조리하는 사장님이 무대 위 주인공처럼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똠양꿍 라면을 시키고 사장님께 이것저것을 물어보니 오픈한지 일주일 정도 됐고, ‘연하포차나’의 연하는 사장님 이름이라고 한다. 수원 토박이고, 외국에 수년 간 살다 오셨다고 하는데 아마도 태국이 아닐까 싶다.
1인 식당이지만, 좌석이 많지 않아 사장님 한 분으로도 충분히 소화가 가능한가 보다. 내가 왔을 때는 나 말고도 4명이 더 있었지만, 사장님이 차분하게 요리를 준비하셨다. 똠양꿍 라면은 기성품을 사용하셨고, 어묵볼(?)을 포함해 여러 가지 토핑이 얹어있어 든든하게 먹을 수 있었다.
옆 자리 손님이 주문한 ‘태국식돼지고기바질덮밥’을 훔쳐보니 꽤나 고기가 두툼했고, 양념이 잘 배어 있어 매우 먹음직스러웠다. 게다가 양도 풍부하고. 다음에 와서 꼭 시켜먹어 봐야겠다.
길을 잃은 덕분에 재밌는 식당을 발견했다.
꽤 오래돼 보이는 미용실. 아니 미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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