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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13일(월) : 사고수습 #차 사고 작년 12월 28일 토요일, 차를 몰고 본가로 향했다. 우리 집은 빌라가 밀집된 주거지에 있는데, 집과 집 사이를 가르는 길엔 차가 한 대 겨우 다닐 정도로 좁다. 게다가 전봇대가 그 길에 초입에 장승처럼 서있어서 대형 승용차는 통과할 수 없을 정도다. 준중형차를 끌고 다니는지라 약간의 신경을 쓰면 집 입구까지 진입이 가능했고, 아직까진 아무 문제도 없었다. 하지만! 그날따라 우회전을 해야 들어가는 길엔 공사 표지판이 서있어서 살짝 회전 반경을 좁게 돌았다. 아차! 그놈의 장승같던 전봇대가 차 우측 뒷바퀴 철판 부분을 집어 삼켜 버렸다. 순간 내가 면허를 딴 그 때가 눈앞에 스쳐지나갔다. 나는 운전면허를 꽤나 늦게 땄다. 28살에 말이다. 첫 직장을 들어간 그 해 겨울에 연가를 며칠이나 쓰고 ..
이강룡, 《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 도서출판 유유, 2014년 # 2020년 두 번째 책 회사 뒤편에 있는 도서관에서 대출한 네 권의 책 중 하나다. 내가 번역자는 아니지만, 이 책을 고른 이유는 ‘글을 쓸 때 신중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쓰고 싶어서'였다. 물론 책 한 권을 본다고 크게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읽는 동안 그리고 읽은 후 한동안 굳은 다짐을 이어간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방금 마지막 장까지 모두 읽었다. 앞으로 내가 회사나 혹은 이 블로그에 어떤 글을 쓰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것들을 매번 떠올릴 것 같다. 이 책의 부제는 ‘한국어를 잘 이해하고 제대로 표현하는 법’이다. 제목만 보면 영어 원서를 우리나라 말로 바꾸는 사람들에게만 필요한 책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이 책은 번역자뿐만 아니라 진지하게..
2020년 1월 11일(토) : 알벤다졸을 위한 일기 #응답하라 알벤다졸 이제 알벤다졸 복용을 시작하고 6일이 지났다. 정확히 사일을 복용하고 이틀을 쉬는 중이다. 앞선 일기에서도 썼지만, 이 약을 먹게 된 이유는 25년 동안 괴롭히고 있는 비염을 어떻게 해서라도 완화시키고 싶어서였다. 복용에 대한 결론부터 말해보자면 “아직은 잘 모르겠고, 좀 더 복용해 봐야 이 약이 비염에 효험이 있는지 판단할 수 있겠다.”정도다. 물론 사일 복용하고 차도가 있다면 그야말로 알벤다졸은 만병통치약의 반열에 들었겠지. 그렇다면 본래 용도와 다르게 사용했으니 부작용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내 블로그를 보는 분들이 거의 없겠지만, 이 약에 대한 이야기는 보통 효과 그리고 부작용에 집중되기 때문에 복용 기간이 짧지만 살짝 짚고 넘어가야겠다. (저는 일반인입..
Animals as leaders : Physical Education # 흥미롭네 퇴근길에 애플뮤직에게 물어봤다. 습기를 없애줄 음악이 뭐냐고. 시큰둥한 표정으로 툭 건네줬다. ‘Animals as leaders’ 이름을 해석하기도 전에 음악이 흘러나온다. “음~ 생각보다 센데?” 좀 더 들어보니 뭐랄까. 내 저장고에 있는 데이터로 유추해 보건데 저 멀리로는 ‘Dream Theater’에서 ‘ Buckethead’까지 영향을 받은 것 같고 둠메탈/슬러지 등등으로 불릴 수도 있겠다 싶었다. 특색은 음악이 매우 수학적이고 건조했다. (잘 말린 오징어) 죄송. 검색을 해보니 7현,8현 기타를 쓰고 베이스를 다루듯 저음을 잘 활용한다고 한다. 뭐 이런 건 별 다른 건 아니고. 전체 분위기는 포스트락처럼 멜로딕, 기승전결은 없이 기교적인 움직임으로 악곡이 진행된다. 버터같은 포스트..
2020년 1월 8일(수) : 알벤다졸이라는 신화 #알벤다졸 개 구충제에 이어서 사람 구충제(?)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다. 이 알벤다졸이 비염, 당뇨, 무좀에도 효과적이라는데 이쯤되면 만병의 근원이 기생충에서 비롯된 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다. 나는 꽤나 오래 비염을 앓고 있는데, 근원을 정확히 거슬러 올라가면 중3때 어느 토요일 밤, 주공 1단지 농구장에서 리바운드를 하다 코로 공을 들이받은 이후가 확실하다. 이후 뇌로 산소를 공급해 주는 파이프는 자주 막히기 시작했고, 참다 참다 재수를 하던 여름에 종합병원에서 검진을 받기에 이르렀다. 공부하는데 너무 방해가 됐기 때문이다. (사실 방해요소는 이밖에도 여러 가지였지만 ^^) 의사가 말해주는 정확한 병명은 '비중격만곡증'. 즉 콧속 한쪽이 휘어져 호흡을 방해하는 상태. 해결책은 휘어진 쪽을 잘라내는..
2020년 1월 7일(화) : 또 비가 왔다. #1. 또 비가 내렸다. 아침 출근길은 축축한데다 3000번 버스는 15분이나 기다려야 했고, 회사에서 그 사람을 또 봐야했다. 삼겹 아니 사겹, 오겹 첩첩이 쌓인 내 상황.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아이패드를 열어 며칠 전 넷플릭스에서 다운로드를 한 를 틀었다. 짜식. 애플 제품을 좋아하지만 넌 좋아할 수 없는 인간이로구나. #2. 퇴근 20분 전부터 심장이 쿵쾅 뛰기 시작했다. 바로 화요일 8시에 있을 수영강습이 마치 망치로 아니 오함마로 내 몸을 후려치듯 흥분에 빠트렸다. 6시 10분. 과장이 여전히 자리를 뜨지 않은 상태였지만, “내일 뵙겠습니다”를 외치고 미끄러지듯 회사를 빠져나왔다. 내 유일한 도피처인 수영장으로. 수영강습은 그냥 뭐..어제 스쿼트, 푸쉬업을 해서 그런지 다리에는 쥐가 찌릿찌릿 나고..
2020년 1월 6일(월) : 비가 온다. #1월 6일(월) 스트레스가 일상인 직장인에게 단 하나의 스트레스만으로 무너지는 일은 없다. 그것이 동시에 다발로 발생했을 때 돌아버리는 거지. 나도 이제 사회생활 14년째 인데 어지간한 스트레스 따위야 간에 기별도 안 가야 정상이지. 결국 일이란 사람이 하는 거고, 나 혼자 일하지 않는 한 상대방과 부딪힐 수밖에 없는 법. 지난주부터 오늘 그리고 내일 아니다 모레까지 나를 괴롭힐 문제의 원인은 역시나 사람이다. 고쳐지지 않을 타인. 고집스러운 타인. 나보다 싸가지 없는 타인. 물론 내가 예민하고 섬세하기는 하다. 난 타인에게 싫은 소리보다는 좋은 말로 타이르고, 딱딱한 말투보다는 부드럽게 내 의사를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결벽 때문인지 나만큼 타인이 예민하게 내 말을 반응하고, 나에게 말을 걸어주기..
2020년 1월 5일(일) : 올해 첫 일요일 #1월 5일(일) 새해 첫 일요일, 11시에 일어났다. 어제 3시에 잤으니. 다행히 짝꿍이 교회에 간 터라 12시까지 잠을 이어갔다. 깨어보니 12시. 원래 계획은 서초종합체육관 9시 타임 자유수영을 하려고 했으나, 새해 첫 일요일 계획은 이것으로 깨끗하게 지워졌다. 후후훗. 고픈 배를 어떻게 채울까 생각을 하다가 얼마 전 샀던 ‘채황’(사실 이름의 뜻도 몰랐다. 알고보니 ‘채소의 황제’)을 꺼내들었다. 일기를 쓰면서 채황 기사를 보니 이런 설명이 실려있네. “채황은 버섯·무·양파·마늘·양배추·청경채·당근·파·고추·생강 등 10가지 채소에서 우러나오는 깔끔하고 담백한 채소 국물맛이 특징인 제품이다.” 오뚜기 '채황', 英 비건협회 인증 획득, 아이뉴스24, 2019.12.24. 기사 중 정했다. 앞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