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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보고

지그문트 프로이트 , 《정신분석학 입문》, 열린책들, 2004년

#드디어 완독!

 

책 껍데기가 사라졌다. ㅠㅠ

 

프로이트. 내가 10년 전 미술사를 공부할 때 1900년 이후의 미술사라는 책은 마치 벽돌과도 같았다. 두께부터 900여 쪽에 육박했고, 온통 근육질의 차력사가 수많은 관객 앞에서 깨야하는 벽돌처럼 이 미술 100년 역사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나 라는 부담까지 더해져서 말이다. 암튼 미술을 바라보는 방식의 변화 그리고 그리는 방식의 변화에 영향을 준 게 바로 이 프로이트 형님이다. 인상주의 화가가 망막에 맺힌 이미지를 화폭에 담았다면 달리는 그놈의 무의식을 그려서 재현이라는 영역을 가시적인 영역에서 비가시적인 영역까지 확장을 한 거다. 그러니 내가 프로이트를 안 볼래야 안 볼 수가 있었겠냐. 산지 8년 정도 됐던 책을 최근에야 정주행해서 완독해 냈다.

 

보이지 않는 것을 설명하는 건 너무도 어려운 일이다. 이 난제를 풀어준 천재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인식과 세상의 이치를 새롭게 할 수 있었다. 바로 이 점이 프로이트를 읽고 난 후의 감상이다. 특히나 꽤 고르게 번역을 해놓아서 크게 이해하는 데 어렵지는 않았다. 물론 선행 연구를 다 보지 않았기 때문에 놓치는 부분은 그냥 읽고 넘어갔다. 프로이트 책 중에서 종교의 기원과 이 책을 봤는데, 열린책들의 프로이트 전집을 모두 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천천히 꾸준히 달려봐야겠다.

 



"인간은 애초부터 자기 자신과 자신을 돌봐 주는 여자라는 두 성적 대상을 지니고 있다." p. 65

프로이트는 부모의 사랑에 대해서 이렇게 일갈한다.

"너무도 감동적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유치한 속성을 지닌 부모의 사랑이란 결국 부모의 나르시시즘이 대상애로 변모되어 그 과거의 속성을 그대로 내보이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다시 살아난 부모의 나르시시즘, 이것이 바로 부모의 사랑이기 때문이다." p.70

대타자를 말하는 것 같은 구절
"모든 의도를 감시하고 알아내고 비판하는 어떤 힘이 실제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런 힘은 정상적인 삶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서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p.76

"진정으로 행복한 사랑이란 대상 리비도와 자아 리비도가 구분되지 않는 원초적 상태에 있을 때 가능한 일임을 또한 상기해야 할 것이다." p.82

"억압된 모든 것은 무의식 속에 머물러야 한다.", "우리는 그 무의식이 의식의 그 무엇으로 변화되거나 전이되고 난 뒤 의식화된 그 무엇으로서 무의식을 알게 될 뿐이다." p.161

"시간의 문제는 의식 조직에서 이루어지는 작업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p.190

"의식의 표상은 사물의 표상과 그 사물에 속하는 언어 표상을 다 포괄하고 있는 반면에 무의식의 표상은 사물 표상 하나만을 포함하고 있다는 말로 그 차이를 구분해야 할 것이다." p.210

"우리가 알고 있듯이, 단어 표상들과 연결이 된다고 해서 그것이 바로 의식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단지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마련된다는 의미일 뿐이다. 이것이 바로 전의식 조직의 독특한 특징이다." p.212

"꿈은 일종의 투사<Projektion>, 즉 내면 과정의 외면화이다." p.221


-슬픔과 우울증-

"자아는 대상을 자기 안에 통합시키기를 원하는데, 그런 일이 벌어지는 구순기에는 그 대상을 삼키는 행위를 통해 그것을 내보이게 된다고 덧붙였다." p.241

"우울증이란 의식에서 떠난(무의식의) 대상 상실과 어떤 식으로든 연관이 있지만, 반대로 슬픔의 경우는 상실에 관한 그 어떤 것도 무의식적인 것이 아니다라는 점이다." p.247
-> 우울증은 무의식의 세계와 관련이 있지만, 슬픔의 경우는 의식의 영역인가?

"우울증 환자들의 자기 비난이라는 것이 사랑의 대상에 대한 비난인데, 그것이 환자 자신의 자아로 돌려진 것이라는 사실이다." p.251

-괘락의 원칙을 넘어서-
"두 종류의 과정이 항상 살아 있는 물질 속에서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데, 하나는 건설적이거나 동화적이고 다른 하나는 파괴적이거나 이화적이다." p.324

"<자아 본능>의 일부도 역시 리비도적 성격을 띤다는 것과 그것은 주체 자신의 자아를 그 대상으로 취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p.339
->프로이트는 여러 본능이 있음을 인정하는 가운데에서도 결국 인간은 리비도에 영향을 받는 존재라는 점을 다시 확인한다.

-자아와 이드-
"억압된 부분을 <무의식적인>것, 그리고 억압하는 부분을 <의식적인>것이라고 표현했다." p. 346

"어떤 관념이 의식화되기 전에 존재한 상태를 일컬어 우리는 <억압>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 억압을 만들고 유지시키는 힘을 분석 작업 중에 나타나는 <저항>이라고 생각한다." p.350

"억압된 것이 무의식의 원형이다. 그러나 우리는 두 종류의 무의식이 존재함을 알게 되었다. 하나는 잠재되어 있으나 의식화될 수 있는 것이고, 또 하나는 억압되어 있는 것으로서 그 자체로는 순조롭게 의식화될 수 없는 것이다." p.351

"역동적인 의미가 아니고 오직 서술적으로만 잠재적인 것을 우리는 <전의식>이라고 부른다. <무의식>이라는 용어는 억압되어 역동적으로 무의식적인 것에 국한시킨다." p. 351

"무의식이 억압된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았다. 억압된 모든 것이 무의식이라는 것은 여전히 사실이다. 그러나 무의식적인 모든 것이 억압된 것은 아니다." p.355

"언어 표상은 기억의 잔재물이다. 그것은 한때 지각의 내용이었다. 모든 기억의 잔재물이 그렇듯이 그것은 다시 의식화될 수 있다." p.357

"자아는 외부 세계의 영향을 자아와 그 경향과 연결시키려 하고, 이드 속에서 무제한적으로 세력을 떨치고 있는 쾌락 원칙을 현실 원칙으로 대치시키려고 노력한다." p. 364

"자아에게는 지각이 이드 속에서 본능에 해당하는 역할을 한다. 자아는, 열정을 포함하고 있는 이드와는 대조적으로, 이성과 상식이라고 붙여질 수 있는 것을 대변한다." p.364

"자아도 이드의 의지를, 마치 그것이 자신의 의지인 양 행동으로 나타내는 습관이 있다." p.364

"자아가 근본적으로 외부 세계나 현실의 대변체인 반면, 초자아는 그것과는 대조적으로 내부 세계나 이드의 대변체로서 존재한다." p.378

"어떠한 외부적 사건도 이드에 대한 외부 세계의 대변체인 <자아>를 경유하지 않고서는 이드에 의해서 경험되거나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380

"자아는 이드가 특별하게 분화된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도 안 되겠다." p.380

"초자아는 항상 이드와 가까이 있고 자아와 직면해서는 이드의 대변자로서 행동할 수 있다. 그것은 이드 깊숙이 미치고 있다." p.393

"정신분석학은 자아가 이드를 점진적으로 정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이다." p.402

"자아는 실제 세계를 주목하는 가운데 자신을 이드에 대한 리비도적 대상으로 제공하고 이드의 리비도를 자신에게 부착시키려 한다. 자아는 이드의 조력자일 뿐만 아니라 주인의 사랑을 구하는 복종적 노예이기도 하다." p.403

"자아는 이드의 <무의식적> 요구를 자신의 <전의식적> 합리와로 치장한다." p.403

"자아는 불안의 실질적 소재지이다." p.404

"<모든 공포는 궁극적으로 죽음에 대한 공포다>" p.405

"나는 죽음의 공포가 자아와 초자아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p.405

"서술적 의미로는 전의식과 억압된 것 양쪽 모두가 무의식인 반면 역동적 의미로는 억압된 것만 무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p.409

-마조히즘의 경제적 문제-

"<열반> 원칙은 죽음 본능의 추세를 표현하고 <쾌락>원칙은 리비도의 요구를 표현한다. 그리고 쾌락 원칙의 변형인 <현실>원칙은 외부 세계의 영향을 표현한다." p.419

"우리는 양심의 기능을 초자아의 속성으로 돌렸다. 그리고 죄의식을 자아와 초자아 사이의 긴장의 표현으로 인식했다. 자아는 그것의 이상인, 초자아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불안감(양심 불안)을 가지고 반응한다." p.427

"도덕적 마조히즘의 위험성은 그것이 죽음 본능에서 나온 것이며, 파괴 본능으로서 외부로 향하는 것을 피한 그 죽음 본능의 일부와 일치한다는 사실에 있다." p.432

-부정-

"부정은 억압된 것을 인정하는 방식이다. 사실 그것은 이미 억압을 푸는 것이다." p.446
"부정적 판단은 억압의 지적 대체물이다." p.447

- 프로이트의 삶과 사상 -

"무의식이 의식으로 바뀔 때 그처럼 강한 저항이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p.487


"정신의 무의식적인 내용들은 대체적으로 원초적인 육체적 본능에서 직접 그 에너지를 끌어내는 능동적인 경향의 활동 - 욕망이나 소망- 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p.487


"이 꿈들은 신경증 증상들과 마찬가지로 원초적인 무의식적 충동과 2차적인 의식적 충동 사이에서 생겨나는 갈등과 타협의 산물임이 밝혀졌다." p.4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