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타 아르헤리치.
피아노를 좋아하는 리스너 아니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녀의 이름을 알고, 듣자마자 가슴이 뛰는 경험을 했을 거다.
간혹 어떤 사람은 그 존재 자체가 역사가 된다. 어느 순간 태어나 수많은 말과 행동, 기록 흔적을 남기고 또 다른 순간 사라지지만, 어떤 이는 그 존재가 고유명사가 되곤 한다. 아르헤리치는 어쩌면 피아노라는 단어를 설명하기 위한 유의어 중에서 가장 알맞은 단어가 아닐까.
이 박스 세트를 구하고 싶어 아무리 찾아봤지만, 국내에서는 품절이 되어 살 수 없었다. 다행히 영국 아마존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어서 대략 23만원을 주고 내 손에 쥘 수 있었다.
빨강색. 이토록 그녀를 깊게 설명할 수 있는 색이 있을까. 박스를 열어보면 48장의 CD가 촘촘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생각보다 두꺼운 역사책인 셈인데, 이번 기회에 천천히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음미해 볼 예정이다. 아니지. 그녀에게 과거는 없을지도 모른다. 진정한 존재는 과거에 머물지 않고 그 의미가 또 다른 수많은 의미를 낳게 해 결국 그 존재가 항상 “현재”에 머무는 거다.
아르헤리치는 항상 현재고, 피아노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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