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해서 마음만 빠르게
내일 가족행사가 있어 오늘마저 운동을 못하면 꽤 오래(이틀정도?) 근육을 놀게 해야할 것 같아서 퇴근 종이 치자마자 수영장으로 뛰어갔다. 오늘 목표는 1,800미터. 생각 같아서는 2km정도 헤엄치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수영장에 사람이 많아 목표를 수정했다. 뭐, 그래봐야 200미터니까.
센터에서 간단하게 부대라면을 먹고 물에 몸을 담그니 뱃속에 가득 찬 국물 덕분인지 수영인지 잠수인지 분간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래도 꾸역꾸역 1,000미터쯤 채우니 몸이 슬슬 발동이 걸려 100미터에서 150미터를 힘 있게 물을 당기고, 정확하게 영법을 하는 방식으로 남은 800미터를 채웠다.
물속에서 천천히 생각해보니 왼팔은 캐치부터 풀까지 어깨 힘을 이용해 물을 힘 있게 밀어내는 반면, 오른팔은 어깨를 이용하기 보다는 팔로 물을 밀다가 마는 느낌이 든다. 이후에는 보다 어깨와 가슴 근육을 최대한 사용하려 애를 썼지만, 생각보다는 미흡하기만 하다. 뭐, 내가 황선우도 아닌데 어때. ㅎㅎ
아참, 자유수영 거의 끝 무렵에 내 옆 레인에서 어떤 분이 수영을 하는데 너무 잘하는 거다. 25미터를 끝내고 쉬시는데 내가 “선수세요?”라고 물으니 손사래를 치면서 수줍게 물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항상 만나는 50대 스위머 아저씨한테 그 고수를 칭찬하니 국대 출신이라고 한다. 허걱. 내가 국대한테 선수인지 물어봤다니..ㅎㅎ
그 고수의 수영은 대략 이랬다. 평영은 딱 두 번의 스트록으로 25미터를 완영했고, 접영은 마치 펠프스의 물속 동작처럼 나비와도 같았다. 도대체 스포츠 아일랜드를 거쳐 간 수영선수가 몇인지. 황선우도 그랬고 초급반 선생님이셨던 방은지 샘도 그렇고 스아는 진정 수영선수들의 터전(?)인가보다. 웬일인지 모르게 뿌듯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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