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의 껍데기만 보는 사람을 관찰자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것이 놓인 위치, 다른 대상과의 관계 그리고 시간/사회 안에서의 가치를 통찰할 수 있어야 진짜 관찰자라고 할 수 있을 거다.
윤광준이 바로 “진짜 관찰자”에 해당한다. 그런데 관찰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물건에서 디자인과 효용은 물론 그것의 내력, 사회적 맥락을 조목조목 재미지게 설명하기까지 한다. 그가 설명하는 101가지의 물건들은 작게는 메모지에서 조명기구까지 다양하고 가격대 또한 넓게 분포한다. 작가 개인의 사용기에서 출발하나 싶었던 이야기가 그 물건으로 표상되는 사물과 사물 혹은 사물과 인간 간의 관계, 그런 사물이 있을 수밖에 없었던 사회로 번져간다.
이 책은 회사 근처에 있는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생활과 명품이라는 조합이 내게는 너무 이질적인 조합으로 느껴졌다. 명품은 특별한데, 어떻게 일상생활에 있다는 말이냐! (물론, 억만장자들이야 샤넬 구두를 꺾어 신기도 하겠지만)
읽고나서 찾아 보니 윤광준의 본업은 사진작가라고 한다. 역시나 대상을 진중하게 응시하는 그의 습성이 뷰파인더에서 나온 것일 수밖에 없겠구나 싶었다. 일반사람들은 보통 사진을 찍을 때 대상에 집중해 찍을 거다. 반면에 윤광준 대상 뿐만 아니라 그 대상이 놓이는 위치와 조명까지 고려해 환경 안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사진에 담을 거라 확신한다. 그의 글을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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